이번 글은 2021년 회고 + 글또 회고글입니다.
직장인으로서 회고
재택근무
2020년에는 출근 반, 재택 반이었다면 올해는 재택이 80% 정도였던 것 같다. 스스로 판단했을때 집 밖에서 하는 원격근무라면 괜찮겠지만 재택근무는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주5일 재택근무가 풀린 뒤로는 몰입해서 할 일이 있으면 의도적으로 출근을 하고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해야 될 때 재택근무를 하면서 페이스를 조절했다.
원래 편도 1시간반 생활을 하다가 재택근무를 했을 때는 평생 재택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경험하고 나니 그렇게는 못 할 것 같다.(역시 인생은 겪어봐야 안다)
업무 관심사
취업하고 첫 해에는 팀 내에서 R&D가 필요한 업무들에 많이 투입되었고 대체로 결과물도 괜찮았던 것 같다. 작년에 만들어놓은 포맷이 올해 우리팀과 옆팀에서 버림받지 않고 잘 쓰이고 있으니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올해 들어 관심사가 변했고, 그 변화는 웅사이다라는 분의 글에 적어주신 것과 같은 심정적 변화였다. 글이 길까봐 그냥 짤을 가져왔다.
특히 한 단락은 그냥 내 얘기 같아서 통째로 베껴보자면
저는 일을 시작할 때부터 서비스, 구체적으로는 사용자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단순히 저의 만족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생활을 더 낫게 바꿔주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머신러닝을 할 때도 단순히 더 뛰어난 성능의 모델을 만드는 것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실제로 그 영향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더 작은 조직에서 일하기를 추구했던 것 같습니다. 머신러닝 개발자가 사용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려면 유연하고 작은 조직이어야 하니까요.
현재 속한 조직은 전사 데이터조직이라 원하는 것을 100%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어떻게 적용해볼까를 고민하다보니 다행히 작은 성공을 맛보기도 했다. 2022년은 관심 분석을 더 가속화 시키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또 회고
글또 참가는 올해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일 것 같다. 글또를 통해 쉬었던 블로그 활동도 다시 할 수 있었고, 공부도 하면서 생각도 얘기할 수 있으면서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활동의 확장인데, 사람들 만나면 잘 어울리지만 사실은 내향적이고 집돌이인 덕에 대학교 때도 학회활동 같은 건 거의 하지 않았는데 친구들 중에는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이 적어 약간 외로웠던 찰나에 공감대가 있는 분들과의 교류가 생겼다.
글또로부터 이어진 활동
- PAP : 프로덕트 분석과 인과추론에 관심있는 분들이 모인 커뮤니티이고 글또처럼 글도 쓴다. 관심사가 겹치는 분들의 밀도가 가장 높은 커뮤니티라 재밌게 참가하고 있다.
- 인과추론 101 - Advanced 스터디 : PAP 안에서 인과추론 스터디를 만들어 진행중이다
- 힙데비 : 힙서비의 스핀오프로 데이터 관련된 활동을 8주동안 했는데 매주 좋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좋은 주제가 있을 때는 문제 푸는 게 굉장히 재밌어서 고민도 많이 하고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도비라고 도움을 주시는 멘토 분들이 피드백도 주시고 세션 진행도 해주셔서 배울 게 많았다. 그리고 PM/PO/서비스기획자 분들이 많아서 (텐션은 좀 높지만) 사고의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 판교 북스터디 : 힙데비에서 추천해준 책으로 북스터디를 진행했는데 내년에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Trustworthy online controlled experiments 북스터디 : 핵클에서 주도하여 A/B 테스트 교과서를 스터디했다. 12월만 진행해 책 전체를 다루진 않았고 Part2까지만 했지만 개인적으로 끝까지 다 완독하고 싶을만큼 좋은 책이었고 영어책을 읽도록 마중물을 부어준 활동이라 좋았다.
- 데이터해석학 북스터디 : 데이터 해석학 입문이라는 책을 같은 채널에 속한 분석가분들과 스터디했다. 글또 채널도 겹치고 스터디도 같이하고 오프라인 식사까지 하게 되어 내적 친밀감이 높은 편이다.
덕분에 웹툰작가만큼은 아니겠지만 마감에 쫓기는 인생을 잠시나마 살게 되었는데 그래도 글또 덕에 몰입도 있는 하반기를 보낸 것 같다.
글또 작성 글에 대한 회고
글을 쓰다보니 계획과 달리 인과추론 글이 좀 많아져서 조금 아쉽다. 원래 계획은 프로덕트 분석 관련 글과 airflow, spark 관련 글이 지금보다 많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특히 심슨의 역설의 역설 글은 욕심이 낳은 괴물 같아서 차라리 이거 대신 리텐션 관련 글이나 데이터시각화 관련 글을 쓸 걸 하는 후회가 든다.
그래도 참 재미있었다.
끝.